미국 대표 밈주식으로 인기가 많았던 BB&B가 결국 파산하였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등장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며 뒤처진 탓이다. 혹자는 인터넷 상거래가 주를 이루는 시대에 코스트코 흉내를 냈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한때 미국뿐 아니라 푸에르토리코, 캐나다, 멕시코 등에 진출해 총 1만 4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던 1등 기업이 왜 망하게 되었을까? BB&B의 파산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자.
BB&B 설립
BB&B는 1971년 창업했다고 한다. 공동 창업자인 워런 아이젠버그와 레너드 파인스타인이 뉴욕 주와 뉴저지 주에서 소규모 매장을 연 것이 BB&B의 시작이었다. 설립초기에는 '베드앤드배스'로 시작했지만 사업규모를 확대하면서 1987년 '베드배스앤드비욘드'로 사명을 변경하였다. 당시 아이젠버그와 파인스타인은 백화점의 변화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의 주요 백화점들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매장을 개편했는데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던 백화점이 '패션' 상품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생활용품 매장이 백화점에서 자리를 잃게 되었다. 아이젠버그와 파인스타인은 기존에 백화점에서 생활용품을 구매해 온 고객들이 새로운 매장을 찾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BB&B를 설립한 것이다.
BB&B 성장
1980년대 후반 들어 BB&B는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 호황에 따라 여피족(1980년대 젊은 부자)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BB&B는 다양한 상품 수 및 저가 정책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 또한, 고객을 잡아두고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쿠폰 등을 발행하였으며, 세일행사도 수시로 진행하였다. 이런, 효과로 BB&B는 1992년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하였다.
BB&B의 매장수는 2000년대 300개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2010년에는 1100여 개, 2017년에는 1500여 개까지 매장 수를 늘리며 홈 퍼니싱업계의 1등 기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커머스가 성장하기 시작하였고, BB&B의 암흑기가 도래하게 된다.
BB&B 몰락
2010년대 인터넷 쇼핑의 확산은 결국 BB&B의 몰락까지 이르게 하였다. 동시대 이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아마존의 매출은 2010년 342억 달러였다. 이후 2015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18년 2300억 달러, 2019년 2809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아마존은 '최저가 보장' 전략으로 고객을 그러모았다. 고객을 아마존에 빼앗긴 BB&B의 경영난은 2018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순매출액 규모는 전년과 유사했지만 1억 3700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에도 6억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구조 조정 등에 나서며 2020년 순손실 규모를 1억 5000만 달러로 줄였지만 2021년 다시 순손실액이 5억 6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하는 자체 브랜드(PB) 확장 전략을 세웠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판매도 부진하였고 공급망도 원활하지 않았다. 이는 현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020년 말 주가가 하락하자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에 나셨으나, 순손실을 기록 중인 상태에서의 자사주 매입은 얼마 남아 있지 않던 신뢰도 마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거래 규모를 줄이며 위기가 증폭되는 악순환에 들어갔다.
BB&B는 2021년 11월 뒤늦게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정용품과 유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조직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리더급 임원들을 새로 선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비자들이 외면하며 경영난에 빠졌다.
BB&B는 최근 미국 뉴저지 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파산 보호 신청에 따라 당초 5월 9일 개최될 예정이던 특별 주주총회도 취소됐다. BB&B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확보한 2억 4000만 달러의 자금으로 영업을 종료할 때까지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매장과 웹사이트는 폐쇄 직전까지 계속 이용할 수 있고 직원 급여 등을 포함해 직원과 파트너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5일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 폐지도 통보받았고 5월 3일부터 주식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BB&B는 지난해 말 44억 달러의 자산과 52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
마치며...
아마존의 공습에도 미국 할인점 코스트코는 커클랜드 등 강력한 PB와 낮은 가격에 제품을 소싱하는 능력, 수십 년 협력사들과의 신뢰 등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BB&B 같은 브랜드가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노하우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BB&B의 파산으로 인해 알 수 있다. "핫도그 값이 오르면 내가 죽은 줄 알라"라고 말할 정도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에 병적으로 집착했던 창업자의 철학과 수십 년 축적한 PB 운용 능력은 BB&B가 갖고 있지 못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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